유대인의 디아스포라와 박해의 역사
이스라엘 패망(예루살렘 성전 파괴) 이후 유대인의 디아스포라와 박해의 역사
1. 로마 제국 하의 유대인 박해 (서기 1세기 후반 ~ 4세기)
- 성전 파괴와 추방: 서기 70년, 로마 티투스 장군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면서 유대인들은 사실상 국가를 상실했습니다. 이후 132-135년 바르 코크바의 난이 진압되면서 로마는 유대인들을 예루살렘에서 완전히 추방하고 도시 이름을 ‘아엘리아 카피톨리나’로 바꾸었으며, 유대 속주를 ‘시리아 팔레스티나’로 개칭하여 유대와의 연결성을 지우려 했습니다.
- 세금 및 차별: 로마 제국은 유대인들에게 특별세(푸스쿠스 유다이쿠스, Fiscus Judaicus)를 부과하여 성전세 대신 로마 신전을 유지하는 데 사용하게 했습니다. 유대교는 허용되었지만, 다른 이교도들과 달리 선교 활동이 금지되었고, 사회적 지위는 제한적이었습니다.
2. 기독교 공인 이후의 박해 (4세기 이후)
- 기독교 국교화와 유대교의 지위 하락: 4세기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하고 테오도시우스 1세가 국교로 선포하면서, 유대교는 ‘정통 신앙’이 아닌 ‘이단’으로 간주되기 시작했습니다. 초기 기독교는 유대교로부터 파생되었지만,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는 유대인들에 대한 반감이 커졌습니다.
- 사회적, 법적 제약: 유대인들은 공직에서 배제되고, 기독교인과의 결혼이 금지되었으며, 유대교 회당 건축이나 개축이 제한되는 등 다양한 법적, 사회적 제약을 받기 시작했습니다. 이는 점차 유대인들을 사회의 가장자리로 밀어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.
3. 중세 유럽에서의 박해 (5세기 ~ 15세기)
- 비난과 오해: 중세 내내 유대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죽인 민족이라는 ‘신성 모독죄’와 ‘이교도’라는 비난에 시달렸습니다. 기독교 사회에서 유대인들은 종종 질병, 재난, 어린이 살해(혈액 비방) 등의 거짓 소문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.
- 게토와 추방:
- 강제 분리 및 게토: 13세기부터 유대인들은 특정 지역에 모여 살도록 강제되었고, 이는 ‘게토(Ghetto)‘의 시초가 되었습니다. 게토는 유대인 공동체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공간이기도 했지만, 동시에 외부 사회와의 단절과 감시를 의미했습니다.
- 경제적 역할과 금융업: 기독교인에게 금지된 고리대금업을 유대인들이 담당하게 되면서, 유대인들은 ‘돈’과 연관된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게 되었습니다. 이는 봉건 사회에서 기득권층이 빚을 갚기 싫을 때 유대인을 희생양 삼아 추방하거나 재산을 몰수하는 구실로 악용되기도 했습니다.
- 대규모 추방:
- 잉글랜드 (1290년): 에드워드 1세에 의해 모든 유대인이 잉글랜드에서 추방되었습니다.
- 프랑스 (14세기): 수차례 추방과 재입국이 반복되다가 1394년 최종적으로 추방되었습니다.
- 스페인 (1492년): 레콩키스타(국토 재정복 운동) 이후 페르난도 2세와 이사벨 1세에 의해 모든 유대인이 스페인에서 추방당했습니다. 이는 대규모 유대인들이 포르투갈, 북아프리카, 오스만 제국 등으로 이주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.
- 독일 및 중부 유럽: 수많은 소국으로 나뉘어 있던 독일 지역에서도 유대인들은 도시별로, 지역별로 추방과 재입국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삶을 살았습니다.
4. 근세 및 근대 초기의 박해 (16세기 ~ 19세기)
- 제한적인 해방과 지속적인 차별: 종교개혁 이후에도 유대인에 대한 시선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. 계몽주의와 프랑스 혁명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 유대인에게 시민권이 부여되기도 했지만, 이는 일시적이거나 제한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.
- 동유럽의 박해 (포그롬): 특히 러시아와 동유럽 지역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대규모 학살인 ‘포그롬(Pogrom)‘이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.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러시아 제국에서 발생한 포그롬은 수많은 유대인의 사망과 서유럽, 미국으로의 대규모 이주를 촉진했습니다.
5. 중앙아시아 및 중동 지역의 유대인
- 상대적인 관용과 차별: 오스만 제국이나 이슬람 통치 하의 중앙아시아 및 중동 지역에서는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대인에 대한 박해가 덜했습니다. 유대인들은 ‘딤미(dhimmi)‘라는 보호민의 지위를 부여받아 종교의 자유는 보장되었지만, 특정 직업에 제한을 받거나 특별세를 납부해야 하는 등 차별은 존재했습니다.
- 부하라 유대인, 산악 유대인 등: 이 지역의 유대인 공동체는 유럽 유대인과는 다른 문화와 역사를 형성하며 명맥을 이어갔지만, 20세기 들어 이스라엘 건국과 함께 대다수가 이스라엘로 이주했습니다.
결론:
서기 50년경 이스라엘의 불안정한 상황 이후 유대인들은 로마 제국의 통치 아래에서 시작하여 중세 기독교 유럽, 그리고 근대 초 동유럽에 이르기까지 약 2천 년 동안 차별과 억압의 역사를 겪었습니다. 이들은 종교적, 사회적, 경제적으로 끊임없이 고통받았으며, 이는 유대인들이 전 세계로 흩어지는 디아스포라를 심화시키고, 그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지켜나가려는 강한 의지를 형성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.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20세기 홀로코스트와 이스라엘 건국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발자취가 되었습니다.